모두가 아는 공자 속에 감춰진 본 모습을 헤아리다
공자는 2천년, 그 이상의 시간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교과서가 되어왔던 것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렇기에 공자의 외적인 이미지 또한 교과서적이고, 정답을 가르치려 들며, 고리타분한 어떤 스승으로서 인지되어 있기 쉽다. 그렇다고 한다면 공자의 본 모습을 알지 못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 역사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공자의 모습 뒤에 ‘진짜’ 모습이 있다.
저자는 논어를 읽으며 느꼈던 공자의 인간된 모습을 발견한다. 편견, 선입견과는 한참 다른 모습을 발견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에헴’하는 꼰대선비가 아닌 신선한 면모. 있는 그대로의 걸출함. 그 실상을 동시대 우리들에게 정확히 알려주는 『진짜 공자』가 되기를 바란다.
생각과 언어의 천재인 공자는 인격과 행위의 모범, 시와 음악, 그림과 활쏘기 등을 언급하며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요절한 애제자를 위해 통곡하기도 한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물이었다. 더하여 생각과 말과 삶이 일치되었던 온전한 군자이기도 했다. ‘나’와 ‘남’을 축으로 ‘인간’과 ‘세상’을 바라봤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바꾸기 위하여 인생을 걸었던 사람이었다.
이러한 공자의 ‘진짜 공자’를 제대로 읽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원전이 외국어인 한문인 데다 고대라는 한계가 있고 단편이라는 한계도 있다. 2천수백 년간의 이런저런 오독들도 다 그 때문이다. 나는 내가 전공한 서양철학 특히 현상학-해석학의 견지에서 그 한계에 도전했다. 거의 전례가 없는 드문 시도이나 나름의 강점, 효과도 없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이해’의 핵심은 저 가다머가 말한 전통, 텍스트와 현재, 해석자의 지평융합 즉 ‘문제의 공유’다. 문제의 원점, 현장으로 직접 가보지 않으면, 그리고 ‘아하, 그때 거기서의 그게 바로 지금 여기서의 이거로구나!’하는 공감이 없으면, 고전의 진정한 이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논어를 통째로 암기하더라도 그게 없으면 한갓된 지식일 뿐 아직 진정한 철학은 되지 못한다. 우리 자신이 직접 공자가 되어보는 ‘빙의’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