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눈물대신 웃음으로 물건값을 받습니다
감정이 곧 가치가 되는 귀신상점의 경제학
《인두겁을 쓴 삼두구미가 출몰하는 지하 37층 귀신상점 2》에는 ‘웃음’을 물건값으로 받는 규칙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수호신 명진 아씨는 화폐 대신, 어린이의 감정과 선택을 값지게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기쁨의 순간을 구슬로 응축시켜 생명과 축복으로 환원합니다. 복주머니 키 링에 기대던 진구가 무조건적인 행운을 밀어낸 뒤 미소 지을 때, 미미가 ‘모두의 행복’을 책임지려는 책임을 내려놓고 솔직한 목소리를 낼 때, 차빈과 민승이가 함께 위기를 벗어나고 우정을 확인할 때 물건값은 이미 계산됩니다. 독자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즐거움이야말로 어린이를 성장시키는 동력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무엇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웃었는지’가 삶을 바꾸고 자아를 단단히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K-신화의 현재진행형,
‘어린이는 선물이다!’
고대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한국적 가치관의 세계화
상점 주인 명진 아씨는 어린이를 품는 수호자(삼승할망)입니다. 위기의 순간 호각 소리에 응답하듯 나타나 어린이들의 곁을 지키지요. 이는 제주도를 중심으로 한국 전역에 전해 내려오는 어린이 수호 신화를 오늘날의 감각으로 재구성한 설정입니다.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태중의 아기를 인격체로 존중했습니다. 아기가, 절대 선인 누군가 고심 끝에 점지해 준 귀한 생명이라는 관점이 작용한 것입니다. 임신 중에 좋은 것만 먹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을 하는 ‘태교’도 여기서 비롯되었지요. 매 순간 어린이를 귀하게 대해야 한다는 가치관은 긴 세월을 거치며 우리 민족에 계승되었습니다. 《인두겁을 쓴 삼두구미가 출몰하는 지하 37층 귀신상점 2》은 이러한 가치관을 이야기 속에 흥미진진하게 녹였습니다. 웃음 구슬을 꽃밭에 묻고 축복의 말을 건네는 장면은 어린이를 향한 보살핌과 축원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문화적 의미와 K-콘텐츠의 뛰어난 상상력 그리고 세계의 보편적 정서가 만난 이 책을 통해, 현재형 서사로 살아 움직이는 고대 한국의 신화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