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세상을 향해 띄우는 가장 다정한 답장
요조(뮤지션, 작가) · 박산호(소설가) 강력 추천!
콘텐츠가 넘쳐나고 즐기는 방법도 날로 다양해지는 요즘,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책’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책을 만들어온 북 디자이너 정지현은 이 같은 질문을 품고 7개국 13개 도시로 향했다. 암스테르담의 중고 서점 거리로, 베를린의 국립도서관으로, 뮌헨과 함부르크, 라이덴의 고서점으로, 오페라극장을 개조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점으로, 도쿄의 북 페스티벌로…. 그곳에서 작은 서점을 경영하는 서점인, 더 나은 독서 경험을 위해 고민하는 사서, 작가 들을 만나 책과 사람, 공간의 긴밀한 관계를 탐색했다.
여전히 책을 사랑하고, 책으로 소통하며, 책이라는 세상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들의 손길이 닿은 책과 공간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엮은 《책의 계절》은 애서가가 책 세상을 향해 띄우는 가장 다정한 답장이 될 것이다. ‘책방무사’를 운영하는 서점인이자 뮤지션인 요조, 소설가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인 박산호가 이 책을 추천했다.
아름다운 곳에서 책을 읽고 싶어서
아름다운 곳에 있는 책이 보고 싶어서 떠난
7개국 13개 도시의 설레는 기록.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책의 종말을 쉽게 이야기하는 요즘, 사람과 책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서점, 도서관, 북 페스티벌 등 세계 곳곳의 책을 10년 넘게 찾아다닌 ‘책 여행자’ 정지현은 그중 가장 아끼는 장소 스무 곳에 관한 글과 200여 컷의 사진을 담은 첫 책 《책의 계절》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가 향한 곳은 책의 건재함을 ‘웅변’하는 유명 여행지와는 거리가 멀다. 한때 서점 거리를 이루던 골목의 마지막 책방과 대를 이어 운영 중이지만 대를 이을 사람은 없는 서점, 공공장소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도서관… 저마다의 최전선에서 고집스럽게 책의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인사를 건네고 말을 건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그러니까 책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가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정하다’. 뮌헨의 라이너 쾨벨린 고서점의 사장님은 좋아하는 고양이 그림을 모아두었다가 손님에게 건네고, 바르샤바의 코스모스 서점 사장님은 자국의 과학자 마리 퀴리를 다룬 책을 선뜻 선물한다. 뉴욕 아트북페어를 개최한 프린티드 매터 서점은 가지각색 스티커에 서점 공간 일부를 기꺼이 내주었으며, 사가의 양학당 서점 사장님은 유난히 호기심 많은 독자에게 긴 세월 수집해온 컬렉션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네덜란드의 소도시 라이덴은 ‘벽시(Wall Poems) 프로젝트’를 통해 삶 속에서 시를 누릴 수 있도록 했고, 암스테르담 공공 도서관은 책의 주제를 한눈에 보여주는 픽토그램을 분류 라벨에 도입했다. 과감한 건축으로 여백의 미를 선사하는 슈투트가르트 시립도서관과 도서목록카드함을 없애는 대신 메탈과 아크릴 소재로 만들어 도서관의 상징물을 유지하는 바르샤바대학교 도서관 역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독자에게 한발 다가가려 노력 중이다. 후쿠오카 아트북페어에서 만난 만화가 ‘ESDRO’는 《책의 계절》의 출간을 자기 일처럼 반기며 책에 자신의 만화를 실어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했다. 요조의 추천사처럼 이 다정한 마음들이 ‘알 수 없는 동력’이 되어 우리의 발걸음을 책으로 이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