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구에 해가 되고 싶지 않은 나, 무슨 직업을 갖지?
-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십 대를 위한 진로 인터뷰집
진로를 고민할 때 흔히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무엇인지, 언제까지 할 수 있는 일인지 고민한다. 그러나 필(必)환경 시대인 요즘, 중요한 고민거리가 한 가지 더 남아 있다. 우리가 일하고 숨 쉬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바탕, 즉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기후 활동가가 될 수는 없는 노릇. 적성을 살리면서도 윤리적이고 생태적으로 일하는 방법은 없을까?
《좋아하는 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면》은 건축가부터 개발자, 패션 디자이너, 기자,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위기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직업인을 인터뷰한 책이다. 이들은 IT 기술로, 법으로, 디자인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기후위기를 막을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한다. 前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자 기후위기‧기본소득‧녹색정치를 화두로 연구와 활동을 이어 온 김주온은 이들의 새로운 시도와 남다른 가치관을 섬세하게 듣고 기록했다. 또한 ‘그럼에도 나아가는’ 낙관과 희망을 바탕으로 인터뷰이들의 일과 삶을 조명하고 공감대를 넓히며 소개한다.
제작하고 이동하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은 필연적으로 지구 환경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완벽히 무해할 수 없다고 포기하기보다 ‘작은 차이’를 만들며 지속할 때 의미 있는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터뷰이들은 모두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길을 낸 사람들이다. 참신한 생각과 진지한 태도로 일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어떤 지향점을 품고 살아갈 것인지, 나의 가치관을 어떻게 ‘일’에 녹일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아보자.
2. 지구의 지속가능성과 나의 지속가능성의 교집합을 찾아서
- 기후위기 대응에 진심인 여덟 직업인이 전하는 일과 삶 이야기
기후위기와 일에 관한 고민은 진로를 탐색하는 청소년들만의 몫이 아니다. 이미 사회에 진출해 일하고 있는 직업인들도 이제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국제사회의 ESG 요구에 응답해야 함은 물론이고 점점 더 환경 이슈에 민감해지는 시민들과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누구보다 기민하게 호응하며 전환을 일구는 이들은 어디에서 어떤 시도를 하고 있을까?
《좋아하는 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면》의 인터뷰이들은 인문계열부터 이공계, 예술계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성수동의 공유 오피스 카우앤독을 설계한 공일스튜디오의 조재원 소장은 노숙인‧동물‧어린이 등 취약한 존재들의 안전을 고민하는 등 기후위기 시대 건축가의 역할에 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유명 패션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이옥선은 패션 산업의 과잉 생산과 쓰레기 문제, 노동 인권 문제에 눈뜨며 지속 가능한 패션 브랜드 오픈플랜을 만들어 플라스틱 없는 옷을 선보이고 있다. 소셜 벤처 식스티헤르츠의 김종규 대표는 전국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연결해 한눈에 생산량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서비스를 시작으로 기후 테크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기존 시스템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집도 맥주도 직접 만들고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풀풀농장의 남경숙・이연진 농부,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이들을 잇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기획자 강경민, 건강한 달콤함을 계속해서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생활을 위해 나무를 심자고 권하는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 박정수는 모두 자기만의 독특한 색깔로 일과 삶을 엮어 가는 인물들이다.
현장의 생생함을 세심한 시선으로 취재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시민들에게 전하려는 김다은 기자,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여러 현장에 변호인으로 연대한 환경 전문 변호사 박지혜는 최전선에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 곁에서 마음을 다해 동행하는 이들이다. 이 책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직업인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 보고, 나는 어떤 일을 통해 기후위기 해결을 도모하는 흐름에 동참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3. 더 나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힘
-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은 물론 일터에서 변화를 일구고 싶은 청년,
생태 전환 진로 교육을 희망하는 교사와 양육자가 함께 읽는 책
책에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상상’이다. 인터뷰이도 인터뷰어도 상상해 봤느냐 묻고, 상상해 보자고 권한다. 지구와 나, 모두를 위한 일을 하려면 다학제적‧교차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직업이나 진로의 경계를 넘어서는 관점이 필요한 시대다. 참신하고 대담하게 변화를 일궈 나가는 인터뷰이들은 그 자체로 이러한 상상과 탐색에 좋은 참고문헌이 되어 준다.
또한 각 장의 끝에는 인터뷰이가 추천하는 진로 탐색 콘텐츠를 제공해 청소년은 물론 교사와 양육자가 함께 고민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끈다. 가치관을 수립하고 일을 꾸려 가는 데 영향을 미친 책과 영화, 해당 분야에 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 등은 능동적으로 진로를 찾고 자기만의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좋아하는 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면》의 인터뷰이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정답은 없다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경험을 해 보라고. 인터뷰를 이끈 김주온 역시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믿으며, 이 책에서 소개한 분들을 참고해 여기엔 나와 있지 않은 수많은 길을 즐겁게 걸어가라”라고 말한다. 직업 세계와 지구 생태계를 생동하는 곳으로 만드는 일, 이제 독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