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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얼마나 더 갈고 닦아야 시성(詩聖)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걸까?’ 얼마나 더 많은 귀를 가져야 사람들의 심안(審按)을 들을 수 있는 걸까? 시성의 감성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주 먼 옛날

아니, 그렇게 멀지도 않는

전기가 없던 시절

밤이면 집집마다

캄캄함에 덮이는 그 방마다

호롱불이 있었다.

호롱불을 벗 삼아

구구단을 외우는

아이의 낭랑한 목소리가

담장을 넘을 때면

어머니께서 밤참을 해오시던 시절

골무 손에 쥔 실 바늘로

전구를 넣어 구멍 난 양말과

터진 옷가지를 꿰매시는

어머니 옆에서

한없이 즐겁게 먹고 마시며

신나게 뛰 놀았던

우리의 옛 철부지 모습

호롱불 비치는 벽면을 향해

열손가락으로 개의 모양

고양이그림자도 가상으로 그려냈던

세월 저편의 그때 그 시절.

호롱불은 밤이면 마음까지 밝히며

우리의 성장을 음양으로 도왔다.

그때의 어깨동무들

각자 가고자했던 길 가고 있을까?

저자 : 김성호
글쓰는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