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기도란 직면한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그런 기도가 되려면 간절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지요. 목전에 죽음이 다가온 듯 절박해야 하는데, 일생에 그런 일이 몇 번이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상이 기도가 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20쪽)
_기복을 위한 기도를 한다 할지라도 기도가 깊어지면 마음의 길은 마땅히 가야 할 곳으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오로지 이기심으로 기도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적나라한 자신을 마주할 수밖에 없으므로 참회가 수반되게 마련입니다.(24쪽)
_기도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 불완전한 우리의 기도가 성취되었다면 그것은 불보살님들의 본원력이 작용한 것입니다. 그것이 가피입니다.(25쪽)
_참선, 염불, 간경이 모두 지혜의 완성이라는 한 목적의 다른 수단일 뿐입니다. 참선이든 염불이든 간경이든 중요한 것은 마음을 오로지 하는 것입니다. 간화선의 화두 역시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28쪽)
_할머니에게는 지난밤이 한순간이었습니다. 삼매에 든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님과 온전히 하나가 되었던 것입니다.(43쪽)
_간절하면 통하는 법입니다.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서 이미 내 안에 갖춰져 있는 원의 성취 조건을 발현시키는 것이 기도입니다.(45쪽)
_세상사를 보면 많은 사람이 하는 일마다 안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춰 놓고는 무조건 잘 되기만을 빕니다. 기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기도입니다.(46쪽)
_의심을 달리 일컬어 의정 또는 의단이라고도 합니다. 의단은 의심을 즉물적으로 표현한 말로, '의심 덩어리'라는 것이지요. 그 의심 덩어리가 똘똘 뭉쳐서 오직 의심만 홀로 남은 상태를 일러 '의단독로'라고 하는 것이고요. 말과 생각의 길이 완벽하게 끊어진, 비유컨대 은산철벽에 가로막힌 상태입니다.(49쪽)
_작게 살고, 적게 쓰고, 감사하는 것만이 참회의 길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오랜 습관과 전생과 금생의 온갖 업이 뒤엉킨 것이 우리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불교환경운동의 정신적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60쪽)
_기도는 믿음의 적극적인 표현입니다. 강을 건너는 자가 사공을 믿듯이, 아이가 어머니를 무한정 신뢰하듯이, 불보살님께 모든 것을 믿고 맡기는 것이 기도입니다.(76쪽)
_현재의 인류 문명은 오만의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이미 바벨탑과 다를 바 없습니다. 특정 종교를 불문하고 현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하심입니다. 불자들도 '깨닫기만 하면 너도 나도 부처'라는 태도가 아니라, 부처님께서 이루신 깨달음의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절실한 때입니다.(83쪽)
_기도란 세상 속으로 스며드는 일입니다.(114쪽)
_기도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일입니다.(117쪽)
_기도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을 우러러보는 일입니다.(119쪽)
_나는 나의 기도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발원할 따름입니다. 세상을 제대로 보고 사물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로 서는 계기가 되어서 내가 변한 만큼이라도 세상이 변하고, 나와 인연이 닿은 생명들과 선한 기운을 나누어 평화의 싹을 틔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121~123쪽)
_기도란 상대를 섬김으로써 서로를 높이는 일입니다.(130쪽)
_기도란 저마다 가야 할 길을 공손히 가는 일입니다.(134쪽)
_기도란 옳고 선하고 아름다운 길을 찾아가는 일입니다.(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