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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피치 퍼즈 에디션


  • ISBN-13
    979-11-90234-97-9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잔 / 도서출판 잔
  • 정가
    19,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3-27
  • 출간상태
    출간 예정
  • 저자
    안드레 애치먼
  • 번역
    정지현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10 mm, 304 Page

책소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 각본, 티모시 샬라메 주연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원작 소설. 2024년 팬톤(PANTONE)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 ‘피치 퍼즈(PEACH FUZZ, 복숭아 솜털)’를 입다!

 

2017년 여름, 동명의 영화 개봉과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로맨스를 뛰어넘어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특히 주연을 맡은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한 엘리오의 그 유명한 ‘복숭아 신’으로 큰 화제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매년 여름이면 그해 여름 갑자기 우리 곁으로 스며든 복숭앗빛 사랑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가와 협의를 통해 오직 한국 독자를 위해 기획하고 제작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피치 퍼즈 에디션》은 특별한 사랑을 의미하는 하트 패턴과 한여름 햇볕을 듬뿍 받아 과즙이 흘러넘치는 포근하고 달콤한 복숭아를 연상시키는 일러스트를 표지에 담고, 작가가 직접 보내온 사인을 책의 첫 페이지에 인쇄해 넣어 에디션으로서 소장 가치를 높였다.

 

내 눈의 빛, 내 눈의 빛, 당신은 세상의 빛, 내 인생의 빛 같은 사람이에요. 내 눈의 빛 같은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를 몰랐고 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의아했지만 말도 안 되는 그런 표현에도 눈물이 나왔다. 그의 베개와 수영복에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그가 혀끝으로 닦아서 슬픔이 사라지게 만들어 줬으면 했다.

—본문 중에서

 

편곡과 피아노 연주, 책이 삶의 전부인 열일곱 소년 엘리오. 여느 해와 같이 이탈리아 작은 마을의 해안가 별장에서 부모님과 함께 여름을 맞이한다. 그의 부모님은 책 출간을 앞두고 원고를 손봐야 하는 젊은 학자들을 초대하곤 하는데, 그해 여름 손님은 “나중에!”라는 낯선 인사말을 하는 스물넷의 미국인 올리버다. 엘리오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매료시키는 올리버에게 첫눈에 반하고 거침없이 빠져든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좋아하는 마음을 숨긴 채 묘한 감정을 주고받으며 멈출 수 없는 사랑에 빠져드는데…….

목차

나중이 아니면 언제?|11

모네의 언덕|85

산클레멘테 신드롬|205

텅 빈 자리|255

본문인용

여기서는 뭘 하고 지내지?

아무것도 안 해요. 여름이 끝나길 기다리죠.

그럼 겨울에는 뭘 하지?

대답을 떠올리며 미소 짓자 그가 눈치를 챘다. “말하지 마. 여름이 오길 기다리는 거지?”

—16p

 

내가 푹 빠지면 상대방도 푹 빠진다는 법칙이 어딘가에 있다. Amor ch’a %00;’amato amar perdona, 사랑은 사랑받는 사람을 사랑하게 만든다. 〈지옥(La comedia di Dante Alighieri: Inferno)〉 편에서 프란체스카는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하게 되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 그것이 사랑이라고 했다. 희망을 갖고 기다려 보자. 나는 희망을 가졌다. 어쩌면 내가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은 영원히 기다리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44p

 

나는 항상 그를 시야에 두려고 했다. 옆에 없을 때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시야에서 놓치지 않았다. 옆에 없을 때도 그가 오랫동안 뭘 하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때도 나하고 있을 때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내가 없을 때 다른 사람이 되게 하지 마소서.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을 보여 주게 하지 마소서. 그가 우리 집에서 보내는 삶, 내가 아는 것 이외의 삶을 영위하게 하지 마소서.

내가 그를 잃게 하지 마소서. 

그가 내 것도 아니고 옆에 잡아 둘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냥 어린애일 뿐이었다. 

—55p

 

그의 한마디에 행복해질 수 있다면 쉽게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불행해지고 싶지 않으면 그런 작은 행복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67p

 

“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당신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내 말을 그대로 읊었다. 그 말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고 정리할 시간을 벌려는 듯이. 강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당신이 알았으면 해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당신 말고는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요.”

말해 버렸다. 

—92~93p

 

배신자. 그의 방문이 끽 하고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리면서 생각했다. 배신자. 우리는 얼마나 쉽게 잊어버리는가. 어디 안 갈게. 물론 그렇겠지. 거짓말쟁이. 

나 역시 배신자라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해변 가까이 있는 집에서 오늘 밤 나를 기다리는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이제 매일 밤 나를 기다리는데 나는 올리버와 마찬가지로 그녀에 대해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121p

 

“키스해도 돼?” 언덕에서 키스해 놓고 그런 질문이라니! 우리 둘, 지난일은 다 지워 버리고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건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개도 끄덕이지 않고 어제 마르지아에게 한 것처럼 그의 입술로 입술을 가져갔다.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우리 사이를 말끔하게 치워 주는 것 같았다. 나이 차이도 나지 않고 그저 두 남자가 키스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 생각도 이내 녹아 버렸다. 두 남자가 아니라 그저 두 인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에 평등함이 느껴진다는 사실이 좋았다. 그저 나이가 더 적고 더 많은 두 사람이 인간 대 인간, 남자 대 남자, 유대인 대 유대인으로 존재한다는 느낌이 좋았다. 야간등도 좋았다. 편안하고 안전한 느낌이 들었다. 옥스퍼드의 호텔 룸에서 느낀 그대로였다. 진부하고 창백한 내 방의 분위기마저 좋았다. 그의 물건이 여기저기 들어찬 방은 내가 쓸 때보다 훨씬 생기 있어 보였다. 사진, 작은 테이블과 밀어 넣은 의자, 책, 카드, 음악.

—163p

 

오비디우스의 책에 나오는 이미지를 떠올려 보려고 했다. 거기 복숭아로 변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는가. 아니면 내가 지금 만들어 낼 것이다. 복숭아처럼 아름다운 남녀가 아름다움을 시기한 신에 의해 복숭아나무로 변해 버린다. 3000년이 흐르고 나서야 두 사람은 억울하게 빼앗겨 버린 기회를 다시 얻어서 중얼거린다. “네가 멈춘다면 난 죽도록 괴로울 거야. 끝내지 마. 영원히 계속해 줘.” 그 이야기가 너무도 자극적이어서 나는 갑자기 절정의 순간으로 치달았다.

—181p

 

“너희 둘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눴어. 우정 이상일지도 모르지. 난 너희가 부럽다.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부분의 부모는 그냥 없던 일이 되기를, 아들이 얼른 제 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랄 거다. 하지만 난 그런 부모가 아니야. 네 입장에서 말하자면 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밤에 잠을 못 이룰 만큼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건 끔찍하지. 타인이 너무 일찍 나를 잊는 것 또한 마찬가지야. 순리를 거슬러 빨리 치유되기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뜯어내기 때문에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마음이 결핍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져 버려. 무엇도 느끼면 안 되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시간 낭비야!”

—272~273p

 

우리가 자신을 내던진 그해 여름의 몇 주 동안 우리의 삶은 현실에 맞닿아 있지 않고 강 건너 다른 세계에 있었다. 시간이 멈추고 하늘이 땅에 닿아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 것이던 신성한 걸 내어 주는 그곳에.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보았다.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알고 있었다. 지금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확인되었을 뿐. 우리는 한때 별을 찾았다. 나와 당신. 일생에 한 번만 주어지는 일이다.

—297p

서평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첫사랑의 마스터피스’ 안드레 애치먼의 감각적인 언어로 열일곱 살 엘리오와 스물네 살 올리버의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 낸 장편소설로, 2007년 해외 출간 당시 람다 문학상 게이 소설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그리고 10년 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재탄생되면서 제90회 미국 아카데미상 각색상 수상을 포함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음악상(〈Mystery of Love〉 by Sufjan Stevens) 부문 노미네이트 외에 세계 유수의 영화제 57관왕, 19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전 서계적으로 ‘콜바넴(CMBYN)’ 신드롬을 일으켰다.

 

“나중에!” 그 한마디, 그 목소리, 그 태도.

헤어질 때 ‘나중에’라고 말하는 사람은 지금껏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굳이 다시 만나거나 연락하고 싶지 않다는 무심함을 가린 냉정하고 퉁명스러우며 어쩌면 상대방을 무시하는 듯한 말이라고 여겼다.

그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기억이 바로 이 한마디다. 그렇게 말하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생생히 울려 퍼지는 듯하다. 나중에!

—본문 중에서

 

소설은 성장한 엘리오가 올리버를 만난 그해 여름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와 함께 보낸 리비에라의 6주, 로마의 특별한 날들을 배경으로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없는 비밀을 안은 채 특별한 친밀함을 쌓아 나가는 과정을 지적이면서 은밀하게 그려 낸다. 마음을 온전히 열어 보이지 않는 올리버를 향해 욕망을 떨쳐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엘리오가 되뇌는 지중해 여름 공기보다 더 뜨거운 목소리는 설렘과 질투를 오가는 이야기의 전개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작품에 몰입시킨다.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연주할게요,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내 손가락이 벗겨질 때까지. 난 당신을 위해 뭔가 해 주는 게 좋고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테니까 말만 해요.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았어요. 친근하게 다가가는 나에게 또다시 얼음처럼 차갑게 반응할 때조차. 우리 사이에 이런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것, 눈보라 속에서 찬란한 여름을 되찾아 오는 쉬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할 거예요.

—본문 중에서

 

엘리오의 목소리를 통해 감성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한 사랑의 장면은 선정적인 육체 묘사보다 더 자극적인 내면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전한다. 특히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가장 유명한 대사를 통해 몸과 몸의 관계를 넘어 누구와도 공유한 적 없는 정신 영역까지도 함께 해야 비로소 두 사람이 완전한 하나가 된다는 작가의 철학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진정한 사랑을 육체의 끌림과 관계로 표현하는 대신 사람과 사람의 완벽한 교감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난 어디에 있었던 거지? 올리버, 내가 어릴 때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요? ‘이게 없는 삶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이기도 했다. 끝에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여기서 멈춘다면 난 죽도록 괴로울 거예요. 여기서 멈춘다면 난 죽도록 괴로울 거예요.”라고 말한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인 이유였다. 그것은 내 꿈과 환상, 그와 나, 그의 입에서 내 입으로, 다시 그의 입으로 입에서 입으로 왔다 갔다 하는 욕망의 말을 완성하는 길이었다. 내가 외설스러운 말을 시작했는지 그가 부드럽게 따라 하다가 말했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태어나 처음 해 본 일이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이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본문 중에서

 

바흐, 하이든, 리스트, 헤라클레이토스, 파울 첼란, 퍼시 셸리, 레오파르디를 넘나드는 두 사람의 의식 세계와 온전히 하나가 되고자 열망하는 몸짓을 세련되고 품위 있게 표현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리마스터판으로 재출간하면서 첫 문장부터 마지막 한 문장까지 전체 원문 대조를 통해 원작의 감성을 더욱 충실히 옮겼으며, 새로운 표지와 본문 디자인으로 첫사랑의 묘한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가독성을 높였다. 책을 읽는 동안 엘리오와 올리버 두 연인의 뜨겁고 순수한 숨소리가 가슴을 뜨겁게 울릴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안드레 애치먼
1951년 1월 2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생. 1965년 이탈리아 로마로 이주하여 영어학교를 다녔다. 1968년 다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1973년 리먼칼리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린스턴대학과 바드칼리지에서 프랑스 문학을 강의했으며 뉴욕대학, 쿠퍼유니언, 예시바대학에서 창작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지금은 뉴욕시립대학 대학원 비교문학 석좌교수로 문학 이론의 역사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을 가르치는 한편 비교문학 박사 과정 의장과 대학원의 작가연구소 설립자로서 이사직을 함께 맡고 있다. 1995년 회고록 《아웃 오브 이집트(Out of Egypt)》로 화이팅 어워드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고, 1997년 구겐하임 펠로십 수상자에 선정되었다. 2007년 람다문학상 게이소설 부문을 수상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은 2017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 각본, 티모시 샬라메 와 아미 해머 주연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여덟 개의 하얀 밤(Eight White Nights)》 《하버드 스퀘어(Harvard Square)》 《수수께끼 변주곡(Enigma Variations)》 《파인드 미(Find Me)》 《아웃 오브 이집트》 《폴스 페이퍼(False Papers)》 《알리바이(Alibis)》 《호모 이레알리스(Homo Irrealis)》 등을 출간했다.
번역 : 정지현
대학 졸업 후 미국에 거주하며,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소설과 아동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파인드 미》 《아웃 오브 이집트》 《수수께끼 변주곡》 《스위밍 레슨》 《셰이프 오브 워터》 《에이번리의 앤: 빨간 머리 앤 두 번째 이야기》 《피터 팬》 《오페라의 유령》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호두까기 인형》 《비밀의 화원》 《하이디》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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