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김 전 청장은 “해경의 과실이나 부족했던 점을 변명하거나,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기 위한 책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다만 잘못 알려진 것은 사실대로 알리고, 잘못한 부분은 반성하고 다시는 이러한 참혹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계하는 '바다의 징비록'을 쓰는 심정으로 글을 썼다”라고 집필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비극적인 사건이라도 역사이기 때문에 대법원의 최종심이 종료되면서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심정으로 집필했다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은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이후 검찰 수사, 국정조사, 특조위 조사, 사참위 조사 등 9번에 걸친 조사·수사를 받았고 자신을 비롯한 해경지휘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2020년 2월 18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법원의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2023년 11월 2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그는 10년 가까이 이루어진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밝혀진 사실과 기록을 바탕으로 사고의 원인, 사고 상황, 초동조치, 실종자 수색, 해경 해체, 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했으며 이를 토대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
사고 당시 해경은 처음부터 '초기대응을 잘못해서 구조에 실패했다'라는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다.
검찰도 “김 전 청장 등 해경지휘부들이 세월호 관련 구조작업을 지휘 보좌할 임무를 부여받았으므로, 세월호 선내에 있던 승객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구조하기 위해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참사에 이르게 했다”는 점을 기소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사법부는 “김 전 청장 등이 세월호의 선장, 선원들이 구조의무를 방기하고 탈출하는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고, 선체 결함으로 순식간에 배가 전복돼 구조기회가 사라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따라서 승객들을 퇴선시키지 못한 업무상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적으로는 무죄가 확정됐지만 이와 별도로 김 전 청장은 이 책을 통해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참담한 사고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며, 다시 한번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적었다.
김 전 청장은 사고의 원인과 구조와 관련해 해경의 다소 미흡한 초동조치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검찰 수사나 전문기관의 조사, 특조위, 선체조사위원회 조사, 판결문을 인용하면서, 도저히 떠다닐 수 없는 부실한 배가 운항한 것, 과적을 위한 평형수 배출, 고박 불량, 미숙한 운항, 급속한 전복,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한 탈출 등을 들었다.
무엇보다 사고 발생 시부터 짧은 시간 내 급속한 전복으로 인해 출동한 구조세력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또한 1차적으로 승객의 구호 활동을 해야 할 선장과 선원들이 자신들의 살길을 찾아 먼저 탈출해 버려 외부의 구조세력이 선내의 선원들과 협력해 구조를 진행할 기회마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이와 관련해 재판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해경의 '퇴선명령'에 대해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또 바다의 사고는 육지의 사고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바다는 '고유한 위험'(Perils of the Sea)이 있는 특수한 공간으로 육지의 사정을 기반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전 청장은 “파도, 조류, 해류, 바람 등 기상여건의 제한을 극도로 받고, 배라는 이동 수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라며 “바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의 잘못된 주장과 왜곡된 정보들이 괴담과 뒤섞여 사실인 양 퍼져나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책에는 당시 SNS와 언론을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된 각종 루머와 괴담의 사실 여부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구조업체 언딘을 투입하기 위해 해군의 잠수를 막았다' '세월호 선장을 목포해양경찰서 직원이 자기 집에서 재운 것은 구원파 신도이기 때문이다' '인신공양설, 잠수함 충돌설' 등과 같은 괴담이다. 김 전 청장은 “잘못된 주장을 하고 왜곡된 정보를 제공해도 당시 분위기에서 해경이나 전문가들이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라고 회고했다.
김 전 청장은 “이 책을 쓰는 동안 정말 괴롭고 비통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세월호 참사에서 해양안전에 대한 교훈을 찾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보고 겪었던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