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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발췌 드라큘라 큰글자책


  • ISBN-13
    979-11-288-5426-2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커뮤니케이션북스㈜ / 지식을만드는지식
  • 정가
    3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3-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브램 스토커
  • 번역
    김종갑
  • 메인주제어
    고전소설
  • 추가주제어
    서부유럽
  • 키워드
    #서양소설 #고딕소설 #고전소설 #서부유럽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210 * 290 mm, 173 Page

책소개

앙드레 말로가 ‘현대에 창조된 유일한 신화’라고 격찬한 소설이다. 빛을 싫어하며, 피를 탐하고, 창백한 피부와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눈동자. 이 어둠의 존재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매료시켜 왔다. 수많은 영화와 연극으로 각색된 환상 문학의 고전이다.

목차

드라큘라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문인용

1.
그제야 나는 면도하면서 생긴 상처에서 흐르는 피를 발견했다. 피가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피를 훔칠 탈지면을 찾기 위해 몸을 뒤로 돌리는 순간 나를 바라보는 백작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의 눈은 분노한 악마처럼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가 내 목을 움켜쥐었다.

2.
흡혈귀는 세월이 흘러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사람들의 피로 배를 채우면서 더욱 번성하지요. 우리는 드라큘라가 더욱더 젊어지는 것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나요? 배가 부르면 그는 더욱 힘이 세지며 원기도 왕성해집니다. 그렇지만 피를 빨아 먹지 못하면 번성하지 못하지요. 그는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요.

3.
살아 있을 때 그는 대단한 사람이었네. 장군이면서 정치인이었고 연금술사이기도 했네. 연금술은 당시에 가장 발달했던 과학이었지. 그는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지식을 지닌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면서, 두려움과 후회를 모르는 담력의 소유자였네. 학술원에도 참가했고, 모르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당대의 지식을 모두 섭렵한 그는 육체가 죽은 후에도 정신력은 살아남았네.

서평

이 책은 원문의 6분의 1 정도를 발췌, 번역했다. 고딕소설과 현대적 추리소설의 요소를 동시에 갖춘 작품으로써 도시 고딕소설(Urban Gothic)이라 할 수 있다. 고딕소설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문학 장르로서, 영화의 스릴러나 미스터리처럼 독자에게 공포와 전율을 안겨 주는 소설이다. 고딕풍의 중세 성을 배경으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무시무시한 유령이 출몰하기도 한다.
그러나 ≪드라큘라≫의 주된 배경은 중세가 아니라 19세기, 특히 문명화와 산업화의 첨단을 달리는 영국이다. 작품 도입부에서만 전통 고딕소설의 분위기가 물씬 풍길 따름이다. 악령의 존재를 믿는 미신적이며 미개한 트란실바니아의 주민들, 이리와 늑대 떼가 울부짖는 야성적인 자연, 드라큘라 백작의 낡은 고딕풍 성, 피의 식사를 즐기는 흡혈귀 등에 대한 묘사는 일반적인 고딕소설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 준다. 하지만 드라큘라가 피를 통해서 영국을 식민화시키기 위해 은신처인 성을 떠나 빅토리아 시대 런던에 발을 내딛는 순간 상황은 반전한다. 그는 곧 19세기 후반의 기술 문명에 포위된다. 오리엔트 특급 열차와 전보, 현대식 병원, 타자기, 속기술, 축음기, 권총 등을 제외하고서는 서술이 되지 않을 정도로 《드라큘라》의 세계는 근대적인 과학기술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전통적인 고딕소설과 달리, 스토커의 작품은 신비하고 주술적인 고대와 과학적이고 탈주술화된 근대가 대결하는 구도를 가지게 된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도덕적으로 근엄하고 순결을 강조했던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성윤리가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드라큘라》에서 미나와 루시는 물론이고 하커와 수어드 박사를 비롯해서 모든 등장인물들은 성적 욕망을 아예 무시하는 듯이 보인다. 결혼한 조너선과 미나도 부부라기보다는 친구로 보일 정도로 애정 표현을 하지 않으며, 성적인 사랑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와 보살핌의 의무가 부부 관계의 전부인 듯이 보인다. 반면에 드라큘라와 흡혈귀는 지극히 성적이며 관능적이고 육감적이다. 그들은 성에 대해 몸을 사리거나 경계의 태도를 보이거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성적 만족은 갈증을 달래듯이 너무나 자연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간주된다. 그들은 사랑하듯이 먹고, 음식을 먹듯이 사랑하며, 음식을 탐하듯이 성을 탐한다. 흡혈하는 행위가 곧 사랑의 행위이며, 사랑의 표현이 곧 흡혈이기 때문이다. 그라큘라는 빅토리아인들이 물 샐 틈 없이 자물쇠로 단단히 채워 놓았던 성적 욕망의 창고를 활짝 열어젖혔다. 작품 속에서 백합처럼 순결했던 루시는 드라큘라에게 흡혈을 당한 이후로 점점 관능적이 되고 성적으로 대담한 행동도 서슴지 않게 된다. 나중에 흡혈귀로 변모한 그녀의 모습은 어느 때보다도 육감적이며 성적으로 자극적이다. 남자 주인공들에게 여성의 이런 변모는 끔찍한 일이었다. 그들은 성적으로 대담한 여자를 용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적극적인 여성은 그렇지 않아도 성적인 강박에 시달리는 남자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비부인〉이나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과 같이 화류계 여성이 등장하는 오페라나 《나나》와 같은 소설은 여주인공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도록 플롯을 짜야 했다. 그래야 남성 관객들은 불안을 털고 안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큘라》 텍스트의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는 종교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종교는 천국과 지옥, 구원과 저주의 문제라기보다는 삶의 방식처럼 일상적인 문제의 하나로 보이기도 하지만, 19세기 빅토리아인들에게 종교는 매우 절실하고 절박한 삶의 본질적 문제였다. 특히 종교에서 초월과 신비의 너울을 걷어 내고 역사적이면서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세를 얻기 시작하면서, 신앙에 의지하면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은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강한 신앙의 소유자였던 브램 스토커는 이러한 새로운 흐름으로부터 종교의 진리와 신앙의 가치를 옹호하고 대변하고 싶었던 듯이 보인다.

저자소개

번역 : 김종갑
김종갑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몸문화연구소 소장이다. 《타자로서의 몸, 몸의 공동체》, 《근대적 몸과 탈근대적 증상》를 비롯한 다수의 저서와 역서, 논문이 있다.
저자 : 브램 스토커
브램 스토커(Bram Stoker)
1847년 11월에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는 190센티미터 장신의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병치레가 잦았으며 침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런 병약한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어머니는 아일랜드의 동화나 민담, 전설과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었다. 이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의 문학적 상상력에도 불을 지폈다.
브램 스토커는 더블린 정부의 공무원으로 일하는 한편 바쁜 시간을 쪼개서 글을 썼고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와 연극 평론가로 활동했다. 이때 그가 썼던 연극 평론 하나가 그의 운명을 바꿔 놓는 계기가 되었다. 그의 글을 우연히 읽은 당시 영국의 유명한 배우 헨리 어빙(Henry Irving)이 호기심에서 그를 식사에 초대했던 것이다. 1878년에 라이시엄(Lyceum) 극장의 감독으로 임명된 어빙이 스토커에게 극장 프로듀서 자리를 제안하자, 그는 추호의 미련도 없이 12년 근무했던 공무원 자리를 박차고 런던에서 그와 합류했다.
스토커는 극장을 경영하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1897년 ≪드라큘라≫를 출간하기에 앞서, 그는 ≪뱀의 고갯길(The Snake’s Pass)≫이나 ≪샤스타의 어깨(The Shoulder of Shasta)≫ 등의 소설을 발표했다. 이 작품들은 독자들의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고 더욱 창작에 박차를 가했다. ≪드라큘라≫는 그가 영국 국립도서관 등을 방문하면서 수많은 자료를 섭렵하고 6년 이상의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완성한 작품이었다. 출간과 동시에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늘날 그가 쓴 많은 작품 가운데 ≪드라큘라≫만이 유일하게 계속해서 독자에게 읽히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드라큘라≫의 출간 이후로 어빙과 스토커에게 여러 악재가 뒤따랐다. 1898년에 런던 외곽에 있던 거대한 무대장치가 화재로 전소되었으며, 극장은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어빙과 스토커의 건강도 악화되었다. 그럼에도 스토커는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 어빙이 사망한 이후로도 그는 ≪칠성의 보석(The Jewel of Seven Stars)≫이나 ≪흰 벌레의 소굴(The Lair of the White Worm)≫과 같은 모험소설과 방대한 ≪헨리 어빙에 대한 개인적 회상(Personal Reminiscence of Henry Irving)≫을 비롯해서, 역사적 사실에 추측과 성찰이 가미된 ≪유명한 사기꾼들(Famous Imposters)≫을 발표했다. 이 마지막 책에서 그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실은 여장한 남자라는 대담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생전에 문필가나 소설가로서 그의 존재는 미미했다. 1912년에 그가 사망했을 때도 동시대인들은 그를 다만 헨리 어빙의 조력자로서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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