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초능력에 대한 상상을 안 한다. 왜냐하면 더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정말 절실하게 갖고 싶은 초능력이 생겼다. 바로 ‘호윤이의 입을 다물게 하는 초능력’이다. _17쪽
“이게 다 우리 가족이 해외여행을 가려고 만든 여권이라고. 너 이런 거 있어? 자랑은 이런 걸로 하는 거라고. 내가 자랑하려고 얼마나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런 코딱지 같은 걸로 자랑하는 건 너무 구려!”
그날 나는 다짐했다. 내가 진짜 어마어마한 자랑거리를 찾아서 학원에 오겠다고 말이다! _28쪽
그러던 중에 번뜩 꿈에서 깼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꿈이 아니었다. 우리가 탄 비행기가 엄청나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엄마 손을 진짜 꽉 잡았다. 순간 유서도 써 놓지 않고 비행기를 탄 걸 후회했다. 동규랑 심지영한테 분명 내가 죽기 전에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는데 살려 달라는 말밖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_77쪽
나는 너무 짜증이 나서 내 위가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 주려고 한 접시 더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가 이따 점심도 먹어야 하니까 그만 먹으라고 말려서 참아야 했다.
해외여행을 와서도 호윤이 자랑을 듣다니, 으악!_87쪽
우린 서둘러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다음 유적지로 떠났다. 석상을 가까이 가서 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다음 유적지도 똑같았다. 버스를 타고 유적지에 가서 사진을 찍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음 유적지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 유적지를 구경할 시간은 단 일 분도 없었다._99쪽
오늘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났다. 학교 갈 때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고, 주말에는 너무 빨리 가는데, 여행할 때는 주말보다 시간이 세 배는 빠르게 가는 것 같다._110쪽
지유는 엄마 말을 듣더니 “갈매기야 돌아와!” 하고 소리쳤다. 의미가 없다는 걸 알지만 나도 모르게 지유랑 같이 “갈매기야 돌아와!” 하고 외쳤다. 물론 갈매기는 돌아오지 않았다._1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