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을 살펴볼 때 단순당인 설탕보다는 복합당인 조청을 이용하는 게 건강에는 낫다. 하지만 조청이라고 다 똑같은 조청이 아니다. 산당화조청이나 효소조청이 아닌 엿기름과 곡물로만 만든 전통방식의 조청이라야 우리 몸에서 천천히 작용하고 맛을 내어 준다. - 7쪽
예전에는 설날이나 대보름날에 집집마다 햇곡식으로 엿을 만들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이때 먹는 엿을 ‘복엿’이라 불렀다. 새해 복엿을 먹으며 1년 내내 기쁜 일이 생기게 해 달라고 빌었고, 살림이 엿가락처럼 죽죽 늘어나 부자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정월에 엿장수에게 복엿을 사고 먹고 남은 엿은 복조리에 담아 두었다. - 19쪽
설탕의 단맛에 익숙한 사람들은 속이 더부룩하고 속이 편안치 않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조청을 먹고 난 후에는 속이 편안하다고 한다. 이것은 조청의 엿기름 속에 들어있는 아밀라제 효소가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엿을 소화제로 이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보리는 위벽을 자극하지 않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위장에 좋은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다. - 23쪽
조청은 반찬을 만들었을 때 조청 특유의 구수함과 귀한 감칠맛을 느끼게 해준다. 바지 옷에 비유해보면 물엿이 들어간 반찬은 가격이 저렴한 바지, 엉덩이가 쳐지고 불편한 바지라면, 조청이 들어간 반찬은 가격이 비싼 유명 브랜드 바지, 엉덩이가 올라붙고 다리가 길어 보이는 맵씨 있는 바지에 비유할 수 있다. - 25쪽
밥으로 만든 조청에 비해 쌀가루로 만든 조청이 7.4% 가량 생산량이 더 많이 나오고, 더 달지만 점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있다. 또 이것은 우리 몸속에 들어가 소화될 때 소화 시간이 단축된다. 이에 비해 밥으로 만든 조청은 많이 달지 않고, 몸속에서 천천히 소화된다. - 27쪽
멥쌀조청보다는 찹쌀조청이 투명하고 매끄럽고 윤이 반짝반짝거려 그해의 한과는 인기 절정이었다. 약간의 레시피를 인정해주고 드셔주신 소비자분들께 참 많이 감사하다. 지금은 더 비싼 재료를 사용한다고 해도 해썹 시설에서는 용서가 안 되는 일이다. 난 그래도 그때가 그립다. - 59쪽